요즘 시청률 40%가 넘는다며 떠들석한 드라마 선덕여왕을 재미있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사극의 묘미는 비교적 다른 드라마보다는 원칙적 교훈이 들어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허준, 이순신과 같은 사극을 볼 때도 성경이 자주 생각났었고 교회가 자주 생각 났었는데, 이번 선덕여왕을 보면서도 오늘 우리의 교회 모습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요즘 화두는 "신권"입니다.

이것은 사실 "신권"이라기 보다는 무지몽매한 백성들을 속이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왕권을 확립하여 나라를 이끌어가기도 하죠.

그래서 왕실 안에서는 신권을 서로 빼앗으려는 암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얼마전까지 이 신권은 '미실'이라는 인물에게 있었습니다.

비가 언제 올지, 그래서 파종은 언제 해야 하는지를 알아 맞추는 것입니다.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하여, 특히 농경 사회에서 일기를 예상하는 것은 매우 위대한 능력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오늘날 기상청이 하던 일을 아주 초보적 수준에서 하는 정도였고, 백성들은 그 속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실을 하늘이 내린 사람으로 떠받듭니다.

 

그런데 '덕만 공주'가 미실에게 있는 신권을 빼앗아옵니다.

월천대사의 도움으로 앞으로 있을 일식에 대하여 예언을 함으로써 자신의 공주 지위를 확보하고 미실이 가지고 있던 신권을 자신의 것으로 빼앗아 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그저 드라마의 진행 상 필요한 스토리 전개였습니다.

그런데 이후로 미실과 덕만이 대화를 나눕니다.

덕만은 미실에게서 빼앗은 신권을 백성들에게 돌려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실은 빼앗은 신권을 백성에게 돌려주는 것은 싸움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냥 덕만이 신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오늘날 우리네 교회도 동일한 전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권" 대신에 "성경 해석권"이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종교개혁으로 말미암아 빼앗아온 "신권"은 "성경"입니다.

오직 성경만이 모든 권위의 기초이며, 그 성경을 교황과 카톨릭으로부터 빼앗아 성도들에게 나누어주었죠.

그러나 500여년이 지난 오늘, 아직도 일부 지도자들은 "신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교황과 카톨릭이 가졌던 권위와는 또 다른 것입니다.

바로 "성경을 해석하는 권위"입니다.

 

오늘날 많은 목회자들이 성경 해석의 권위를 자신에게 부여합니다.

설교가 마치 하나님의 말씀인 양 이야기합니다.

물론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정당하게 해석하고 선포했을 때 그렇습니다.

그러나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자신의 해석의 권위를 내세웁니다.

때로는 성경을 한참 벗어난 이야기를 마치 하나님의 뜻인양 말합니다.

그러면 무지몽매한 백성들은 무조건 '아멘'합니다.

성경은 전혀 보지 않고, 해석해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미실은 신권을 백성들에게 주는 것이 무식한 백성에게 무엇이 유익하겠냐고 반문 합니다.

그리고 백성들이 원하는 것은 "환상"이라고 단언합니다.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목회자 한 사람에게 순종하면 복을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이며, 교회에서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는 환상입니다.

이 환상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성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홀로 성경을 해석할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도들은 성경을 해석하는 법을 가르쳐줘봤자 복잡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설교는 무조건 쉽고, 편하고, 재미있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들도 신권이 없을지 모릅니다. 사실 일부 목회자들은 자신도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기본적으로나마 해석할 수 있도록 그 신권을 돌려주는 일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을 우리 손에 올 수 있도록 했다면, 종교개혁의 후예인 우리는 모든 성도가 성경을 읽고 해석하여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일부 바른 교회에서조차 성경 해석에 대한 부분은 목회자들이 독점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교회적 삶을 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성도들은 신학도도 아니고 설교자도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신학도와 설교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목회자들이 신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ㅎㅎ